기후변화 적응정책의 효과성과 한계

기후변화는 21세기의 가장 중대한 글로벌 도전과제로, 이에 대한 대응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완화(mitigation)’ 정책과 기후변화 영향에 대처하는 ‘적응(adaptation)’ 정책으로 구분됩니다. 특히 적응정책은 이미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 영향에 대응하고 미래 위험을 관리하는 필수적 접근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국내외 기후변화 적응정책의 현황, 효과성, 한계점을 분석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합니다.

기후변화 적응정책의 개념과 특성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기후변화 적응은 “현재 또는 예상되는 기후변화와 그 영향에 대응하여 피해를 완화하거나 유익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자연계 및 인간계의 조정 과정”으로 정의됩니다. 적응정책은 완화정책과 달리 지역 특수성이 강하고, 다양한 부문(수자원, 농업, 보건, 재난관리 등)에 걸쳐 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2010년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한 이후 현재 제3차 적응대책(2021-2025)을 시행 중이며, 2020년부터는 ‘기후변화대응법’에 따라 광역지자체뿐 아니라 기초지자체도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습니다.

적응정책의 주요 유형과 효과성 분석

인프라 중심 적응과 자연기반 해법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접근법은 크게 인프라 기반 적응(회색 인프라)과 자연기반 해법(NbS, Nature-based Solutions)으로 구분됩니다. 전통적인 인프라 접근법은 제방, 배수시설, 저수지 등 공학적 구조물을 통해 기후위험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단기적 효과는 뚜렷하나 생태계 훼손과 높은 비용이 단점입니다.

반면 최근 주목받는 자연기반 해법은 도시 숲, 습지 복원, 그린루프 등 생태계를 활용한 접근법으로, 다중적 편익(완화와 적응 동시 달성, 생물다양성 보전, 삶의 질 향상)을 제공합니다. 서울시 ‘스펀지도시’ 사업의 경우, 투수성 포장과 빗물정원 조성을 통해 홍수 위험을 17.8% 감소시키고, 도시열섬 효과도 2.1℃ 저감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취약계층 대응 정책

기후변화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은 더 심각한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조사(2022)에 따르면, 폭염 사망률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일반인구보다 1.6배 높고, 노인의 경우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시행 중인 취약계층 지원정책으로는 쿨링센터 운영, 주택 단열개선 사업, 재난 지원금 등이 있습니다. 부산시의 ‘기후 취약계층 지원사업’은 독거노인 가구의 폭염 피해를 42% 감소시킨 것으로 평가되나, 여전히 수혜자 규모와 지원 범위의 한계가 지적됩니다.

적응정책의 한계와 도전과제

현행 기후변화 적응정책은 다음과 같은 한계와 도전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째, 불확실성 관리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지역적 영향 예측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는 적응정책의 효과적 설계와 우선순위 설정을 어렵게 합니다. 최근의 ‘동적 적응경로(Dynamic Adaptation Pathways)’ 접근법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둘째, 부문 간, 정부 층위 간 통합과 조정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적응정책은 부처별, 지자체별로 분절적으로 시행되는 경향이 있어 시너지 효과 창출이 제한적입니다. 환경부 평가(2021)에 따르면, 광역-기초지자체 간 적응대책의 연계성은 평균 56.3점(100점 만점)에 그쳤습니다.

향후 정책 방향과 제언

기후변화 적응정책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안합니다.

첫째, 완화-적응의 통합적 접근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특히 ‘저탄소 회복력 도시’ 개념과 같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회복력 증진을 동시에 추구하는 접근법이 효과적입니다.

둘째, 지역사회 참여기반 적응 프로세스가 중요합니다. 지역주민과 이해관계자가 적응정책 설계와 실행에 참여할 때 정책의 수용성과 효과성이 높아집니다. 제주도의 ‘기후변화 시민포럼’은 성공적인 참여형 거버넌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셋째, 민간부문의 적응 주류화가 필요합니다. 공공부문 중심의 적응정책을 넘어, 기업과 금융기관의 기후리스크 관리와 적응투자를 촉진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결론

기후변화 적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 대응전략입니다. 효과적인 적응정책은 완화정책과의 시너지, 사회적 형평성 고려, 생태계와의 조화, 거버넌스 혁신을 통해 달성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기후변화 적응정책이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함으로써,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사회로 나아갈 기반이 마련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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