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바우처는 서비스 이용자에게 정부가 구매력을 지원하고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공급자 간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정책 수단입니다. 한국은 2007년 노인돌봄, 장애인활동지원, 산모신생아지원 등의 영역에서 바우처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는 아이돌봄, 발달재활, 문화바우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서비스 바우처 제도의 효과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사회서비스 바우처의 이론적 배경과 도입 과정
바우처 제도는 1980년대 이후 신공공관리론(New Public Management)의 영향 아래 공공서비스 전달체계에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흐름 속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 선택(consumer choice)과 공급자 경쟁(provider competition)이라는 두 가지 핵심 원리를 통해 서비스의 효율성과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바우처의 이론적 근거입니다.
한국의 바우처 도입은 2000년대 중반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혁신’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가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2007년 4월 시행된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는 이용자 중심성과 함께 서비스 품질관리, 일자리 창출, 서비스 산업화라는 다중적 목표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특성을 가집니다.
사회서비스 바우처의 효과성 분석
이용자 선택권 및 접근성 측면
바우처 제도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이용자의 선택권 강화입니다. 보건사회연구원(2020)의 조사에 따르면, 바우처 이용자의 68.7%가 “서비스 선택에 있어 자율성이 증가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이용자가 활동지원인력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됨으로써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바우처 도입 이후 서비스 접근성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전자바우처 도입 이전인 2006년 약 5만 명이었던 사회서비스 이용자는 2021년 기준 약 87만 명으로 17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표준화된 절차와 전자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신청과 이용이 용이해진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공급자 경쟁과 서비스 질 측면
바우처 도입의 또 다른 핵심 목표는 공급자 간 경쟁을 통한 서비스 질 향상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는 지역별로 상당한 편차가 관찰됩니다. 대도시 지역에서는 제공기관이 평균 15.3개로 어느 정도 경쟁 구도가 형성된 반면, 농어촌 지역에서는 평균 2.7개에 불과해 실질적 선택과 경쟁이 제한적입니다.
서비스 질에 대한 평가에서는 혼합된 결과가 나타납니다. 한국노동연구원(2021)의 연구에 따르면, 바우처 서비스 제공인력의 전문성(75.2점)과 응대태도(82.6점)에 대한 이용자 평가는 비교적 높은 반면, 서비스 내용의 다양성(63.1점)과 혁신성(58.9점)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습니다.
일자리 창출 및 산업화 측면
사회서비스 바우처는 일자리 창출에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2007년 약 1만 명이었던 바우처 사업 종사자는 2021년 기준 약 23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일자리의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평균 시급은 전체 산업 평균의 87% 수준이며, 고용 안정성과 경력개발 기회도 제한적입니다.
산업화 측면에서는 제공기관의 영세성이 지속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체 바우처 제공기관 중 종사자 10인 미만의 소규모 기관이 78.3%를 차지하며, 이로 인해 규모의 경제와 전문화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사회서비스 바우처 제도의 개선방안
바우처 제도의 효과성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첫째, 지역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농어촌 등 공급자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공공 제공기관의 역할 강화나 제공기관 설립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최소한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둘째, 이용자 정보 접근성과 역량 강화가 중요합니다. 현재 바우처 이용자의 59.3%가 “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고 응답했습니다. 제공기관의 서비스 품질, 이용자 만족도 등에 대한 정보 공개와 함께,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바우처 이용 지원 서비스 강화가 필요합니다.
셋째, 서비스 품질 관리 체계의 고도화가 요구됩니다. 현행 제공기관 등록제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품질 관리에 한계가 있습니다. 성과기반 품질평가와 인센티브 연계, 그리고 이용자 평가 결과의 실질적 활용을 통해 품질 경쟁을 유도해야 합니다.
결론 및 정책적 함의
사회서비스 바우처 제도는 한국 복지전달체계의 혁신적 전환점이었으며, 서비스 접근성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역 간 불균형, 서비스 질 관리의 한계, 일자리의 질적 측면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향후 바우처 제도는 단순한 서비스 전달 메커니즘을 넘어, 지역사회 통합돌봄, 디지털 기술 활용, 사회적 경제와의 연계 등 새로운 사회서비스 생태계 구축의 핵심 기제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용자 중심성, 서비스 질, 종사자 처우, 제공기관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 돌봄 공백 위기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바우처 제도의 유연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사회서비스 바우처는 단순한 서비스 구매 수단이 아닌, 이용자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참여를 촉진하는 권한부여(empowerment) 도구로 기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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